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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채식 다짐 일기

배로 2020. 9. 5. 22:08

우유와 계란을 허용하는 채식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은데 큰 계기는 없었다. 여성운동에 자꾸 채식을 쓰까먹는 사람들이 있어서 사실 은근한 거부감도 있었다. 그런데 그냥 갑자기 해보고 싶어졌을 뿐이다. 나도 대관절 어쩌다 한밤중에 그런 마음이 들었는지는 모른다. 충동에 가까웠던 것 같다. 채식에도 단계가 있다는 정도만 알았지 기준이나 이름도 모르고 살다가 락토오보로 정하자고 마음먹기까지 한 5분 정도 걸린 것 같다. 그러고 나서 이 결정이 나의 식생활에 얼마만큼의 변화를 요구할지를 가늠하기 위해 먹을 수 있는 메뉴들을 적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내가 주로 먹는 음식들은 전부 먹을 수 있었고, 별로 어려운 도전은 아니라는 결론을 내리고 조금 뿌듯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나서 며칠 지나지 않아 아주 어이없는 상태에 놓이게 되는데... 채식을 결심만 했지 냉동실에 있는 닭가슴살과 닭갈비를 다 먹어 없애기도 전에 벌써 채식에 대한 부담감으로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한 것이다. 스스로 고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믿고있었는데 아무래도 아니었던 것 같다. 김피탕이 너무 먹고싶었는데 앞으로 그걸 먹을 수 없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채식이 엄청난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김피탕이 정말 맛있었는데... 살면서 딱 세 번 밖에 못 먹어봤는데 이제 끝내야 한다니 너무 슬픈 것이다. 물론 마크 저커버그처럼 동물을 직접 도축하면 김피탕도 먹을 수 있겠지만 나는 그럴만한 용기는 없으니까 끝났다고 보는게 현실적이다.
이로서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채식에 김피탕이 처음으로 등장한 큰 방해요소가 되었다. 앞으로 더 험난한 난관이 많이 있겠지.
추가로 당분간은 코로나 때문에 회식은 많지 않겠지만 향후에 남들과 식사를 해야하는 자리에서는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도 원칙을 생각해둬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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