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챠에서 <밤쉘>을 보고 <라우디스트 보이스> 를 보고 있다. 둘 모두 폭스 뉴스의 로저 에일스에 관한 얘기다.
<밤쉘>은 폭스 뉴스의 직원들이 로저 에일스의 성범죄 사실을 고발하는 시기의 이야기이고, <라우디스트 보이스>는 로저 에일스가 폭스 뉴스를 시작하던 시절부터 이야기가 진행된다. <밤쉘>을 조금 더 길고 자세하게 보는 느낌이다.
로저 에일스는 방송 출연을 대가로 여성 직원들을 성폭행했다. 방송에 출연하는 여성들을 철저히 성적 대상화 했음은 물론이다. 로저 에일스는 내가 최근에 매체에서 접한 인간들 중에 가장 쓰레기다. 2016년 7월에야 성범죄자라는 사실이 밝혀졌고 2017년 5월에 죽었다.
<밤쉘>과 <라우디스트 보이스> 모두에 동일하게 나오는 등장 인물들의 대사들이 많은데 아마도 실제 사건에서 인용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 중에서도 로저 에일스의 행동이나 대사는 어디서 보나 역겹다. 내가 어쩌자고 이 더러운 꼴을 두 번이나 보고 있나 싶다. 하지만 처음으로 로저 에일스를 고발한 그레첸 칼슨의 행동과 대사는 두 번 이상 볼 가치가 있다.
로저 에일스 사례에서 배우는 권력형 성범죄의 좆같음
1. 피해자들은 승진이나 합의금을 바라는 거짓말쟁이로 치부된다.
2. 피해자가 자신의 커리어적 성취를 자신의 능력이 아니라 성범죄 피해의 대가로 얻었다는 의심을 갖게 한다.
3. 피해자의 고발 동기에 별도의 의도가 있을 것이며 ‘배후세력’이 있을 것이라는 한 마디만 흘리면 무식한 대중은 가해자의 든든한 뒷배가 된다.
4. 범죄자가 범죄와 무관하게 베푼 선행을 강조하며 ‘그럴 사람이 아니’라는 반대 증언자들이 생긴다. (직장 내의 자발적인 추종자들, 범죄자의 지시에 의한 증언자들, 범죄자의 아내)
5. 입증의 책임이 피해자에게 있는데 권력, 재력, 정보력, 다른 사람을 동원할 능력, 법적으로 자신을 보호할 능력 모두 피해자에게는 없고 가해자에게만 있다.
6. 피해자들의 행동은 자유롭지 못하다. (전화, 메신저, 메일, 감시카메라 등)
7. 피해자가 한 명이 아니다.
8. 피해자의 피해를 이해하지 못하는 가족은 합의금을 원할 수 있다.
9. 회사는 성폭행 피해를 사내에 신고하도록 하지만 사내에서는 결코 해결되지 않는다. 가해자의 지위가 높을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