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예전 팀 팀장님이 문화생활을 열심히 하던 분이었다. 매 주 월요일마다 항상 주말에 본인이 봤던 영화, 드라마, 책 등에 대해서 얘기하곤 했다. 그 중 하나가 <굿 플레이스>였다. 넷플릭스 메인 화면에 자꾸 떠서 자동재생으로 조금 보게 되었는데 몇 초만 봤는데도 재밌어 보였다. 하지만 왠지 모를 오기 때문에 안 보고 있다가 어젯 밤에 시청을 시작했다. 각 에피소드가 20분 정도로 짧은데 사건 전개도 빨라서 지루할 틈이 없다. 한 명씩 등장하는 인물들도 캐릭터가 확실했다. 자야할 시간이 지났는줄도 모르고 네 편을 호로록 시청했다.

 

그리고 오늘은 시즌 2 끝까지 다 봐버렸다. 어제 밤과 마찬가지로 잘 시간은 진작 넘겼다. 그리고 각 에피소드가 20분 정도라고 생각했는데 그것도 아니었다. 시즌 3 첫 편이 자동 재생되기 시작한 순간에 일시중지를 해놓았는데 이건 43분짜리다. 오늘 하루 종일 이 것만 틀어놓고 보고 있었는데 대체 내가 몇 시간동안 본거지? 최소 12시간은 봤다. 넷플릭스의 무서운 점은 오프닝 자동 스킵과 자동재생이다. 도통 멈출 생각을 하질 못한다. 애초에 시청을 망설였던 이유 중 하나가 시즌 4까지나 있다니 너무 길어서 다 보기 어렵겠다는 것이었는데 왠걸 하루만에 두 시즌을 봐버리다니. 그리고 너무 짧다. 왜 더 많은 시즌이 이미 나와있지 않은거지? 닥터 후 정도는 되어야 안심하고 계속 볼텐데. 하루면 두 시즌을 보니까 이제 다음 주말이면 시즌 3과 4 모두 끝내게 생겼다. 지금 시즌 2 마지막 에피소드를 본 상태에서 너무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는데 시즌 3을 시작해야 할까? 잘 시간이 넘었는데 이제 그만 보고 자야하지 않을까? 내 머릿속의 작은 목소리는 내일 출근을 위해서 자야 한다고 말하지만 다음 편을 보고싶은 열망이 너무 크다. 지금 경우는 작은 목소리가 양심이라기 보단 이성에 가깝지만. 어쨌든 다음주에도 볼 에피소드가 충분히 남아있었으면 하니까 내 이성이 충동을 이기길 바란다.

윗 문단을 작성하던 과거의 나는 돌아오는 주말에 시즌 3을 이어서 보고 싶었던 모양이지만 안타깝게도 수요일인 오늘 시즌 3을 끝냈다. 평일 저녁에도 열심히 시청한 탓이다. 처음에는 정말 뻔한 세계관이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재밌어서 창문 밖에 굿 플레이스 개존잼이라고 외치고 싶다. 어떻게 천국과 지옥같은 뻔한 설정에서 이런 얘기들을 풀어나갈 수 있는거지? 그리고 어떻게 매 화 이런 속도감이 계속 유지되는거지? 내가 드라마 몰아보기를 너무 오랜만에 해서 그런걸까? 그렇다기엔 일본 드라마 몇 편을 최근에 봤으니 그건 아니다.

 

어제는 2월의 마지막 워킹 데이였고 시즌 4를 시작했다. 세 편 정도를 보느라 밤에 늦게 잤고 오늘 늦게 일어나는 바람에 약속된 일정을 지키지 못했다. 하지만 크게 나쁘진 않았다. 일정이 취소된 김에 집에서 시즌 4를 이어서 봤다. 마지막 시즌이라서 한 편 한 편 볼 때마다 아깝고 아쉬워서 너무 슬펐지만 정말 완벽한 시리즈의 마무리 시즌이었다. 완벽했다. 이 이상 인간의 삶에 대해서 아름답게 그릴 수는 없을 것이다. 삶의 의미나 궁극적인 질문에 대해서 노래하는 작품은 항상 재미있는 것 같다.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5/0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글 보관함